[나누는 사람] 기부로 유산 아픔 달래는 부부

임신 후 모은 아이 양육비 400만원 유산하자 한림대병원에 기부

전채리 승인 2020.09.17 10:44 의견 0
기부로 유산의 아픔을 달래는 부부가 있다. [그래픽=전채리기자] 


[나눔경제뉴스=전채리기자] 최근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사회사업팀에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. 힘든 시기 동안 자신을 보살펴준 담당 산부인과 의료진과 병동 간호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전화였다. 

 전화의 주인공은 김수진(가명)씨. 그녀는 첫 아의 양육비로 모아둔 400만원을 병원에 기부하겠다고 말했다. 그러나 그녀는 아이가 없다.

 한림대병원에 따르면 김씨의 기부금은 부부가 1년 동안 정성스럽게 모은 돈이다. 이들 부부는 지난해 처음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"아이가 생겼으니 양육비를 조금씩 모아보자"라고 약속하며 적금을 들었다.

 한 달, 두 달 차곡차곡 모으다 보니 약 400만원 정도가 모였고 부부는 곧 태어날 아이 생각에 마냥 기쁘고 뿌듯했다. 하지만 예상치 못한 유산을 겪었고 힘든 시간이 이어졌다. 이들 부부는 힘들었지만 모아돈 돈을 어려운 미숙아 가정에 기부해 행복을 전하기로 마음먹었다. 

김씨 부부는 "우리보다 더 힘들어하고 있을 어려운 저소득층 가정을 위해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의미 있는 일에 쓰였으면 좋겠다"고 전했다. 

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은 기부금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쓰일 수 있도록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연계해 미숙아 치료비 지원을 위한 지정기탁사업을 시작했다. 

부부의 기부금은 현재 미숙아 두 명을 지원하고 있다. 병원 측은 1인당 입원·외래 치료비 50만원을 한도로 저소득층 미숙아 가정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. 

 한편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은 2014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, 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협약하여 지정기탁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. 

저작권자 ⓒ 나눔경제뉴스,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